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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6명 중 1명은 '정신질환'이라던데... 심하면 자살까지 본문

COLORIST /색채연구가 권정숙

성인 6명 중 1명은 '정신질환'이라던데... 심하면 자살까지

sook'c 2012. 3. 13. 09:54

- 지자체 ‘정신보건센터’ 24시간 운영중…정부도 4월 중 종합대책 수립

 

[전국] “남들 눈을 괜히 의식하게 되서 상담 받기도 어려워요.”
“그냥 혼자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누가 알기라도 할까봐 불안해서······.”
“그런 거 다 기록에 남잖아요. 찝찝해서 절대 병원 같은 곳은 못 가요.”
최근 대한민국이 정신질환 문제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 얼마 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11년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성인 6명 가운데 1명이 최근 1년 사이 정신질환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명 가운데 1명은 평생 1차례 이상 정신질환을 앓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신질환 확산에 비례해 국내 자살률도 종잡을 수 없이 증가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평생 1차례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했다는 응답은 15.6%에 달했으며 ‘자살을 계획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3.3%,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비율도 3.2%에 달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OECD국가 중 한국이 가장 큰 자살률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출처 : 통계청)

최근 국내 정신질환을 앓고있는 환자가 급격히 증가한다는 보건복지부의 통계가 발표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한국이 가장 큰 자살률을 보이고 있다 한다. (자료=통계청)

특히, 여러 조사를 통해 한국이 OECD 국가들 중 자살률 1위라는 뉴스가 공공연하게 전해지고 있어 정신질환 문제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그런데 이처럼 정신질환자는 급속하게 늘고 있는 반면,
대부분은 사회적인 제약이나 주변의 눈을 의식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정신 이상 가능성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영·유아,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검진을 확대하고,
직장건강검진에 정신질환을 포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복지부는 정신질환 전반에 대한 종합대책을 오는 4월까지 수립하겠다고 발표했다.
각 지자체에서도 ‘정신보건센터’를 운영하는 등 정신질환 치료와 자살 예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정신보건센터’는 전국단위로 이용 가능하고, 24시간 운용된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신질환’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인 인식과 ‘정신보건센터’ 자체의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국민들이 혼자 끙끙 앓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각 지역별로 마련되어 있는

각 지역별로 마련돼 있는 ‘정신건강센터’는 일반적인 정신질환 상담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과 기관(내부시설)들을 마련해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정신보건센터는 지역주민의 정신건강 증진을 목표로 시도별 보건소나 시청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체계적으로 부서가 나뉘어져 있는데, 대표적인 부서가 자살예방센터이다.
자살예방센터에는 실제로 우울증이나 여러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의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 차례 걸려오는데
청소년은 물론 주부, 직장인이나 초등학생에게 까지 상담전화가 걸려온다고 한다.
특히 전화 상담 후 센터를 직접 방문하거나 센터 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시민들도 점차 증가 추세에 있다.
센터에서 꾸주? 상담을 받아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는 정희진(가명·24)씨는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되어 우울증을 겪게됐다.”며 “처음에는 내게 우울증이 왔다는 것도, 또 하루 종일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공황에 빠져있다는 것
자체도 너무 창피했다. 부모님께도 친구들에게도 하소연 할 수 없어 답답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정신건강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뒤 마음이 홀가분해졌다는 시민들이 많다.

정신건강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뒤 마음이 홀가분해졌다는 시민들이 많다. 주부 정희진(가명)씨는 “우울증으로 힘들었을 때 상담을 받아보니 기분이 정말 홀가분해졌다.”며 소감을 밝혔다. 정신건상센터는 기본적인 상담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육 등을 운영하고 있어 시민들에게 점차 호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정 씨는 “그러다 우연히 정신건강센터에 대해서 알게 됐는데, 처음엔 이용을 망설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익명으로 상담을 받으니 조금은 홀가분해졌다.”고 말했다.
정 씨는 이어 “너무 힘들어서 지치고 눈물이 났을 때 전화까지 결심하고 용기 내어 상담을 받아봤더니
정말 홀가분해졌다. 내 이야기를 어디에 털어놓지 못해 항상 끙끙 앓기만 했는데 상담원과 통화한 후
정말 가벼운 기분이었다.”며 이용 소감을 전했다.
‘1577-0199’로 연결 가능한 정신건강센터의 상담원은 대화를 하며 피상담자의 자살 징후와 우울증의 정도를 판단한다. 이렇게 파악된 내용은 지역 보건소나 센터에서 체계적으로 관리되며, 피상담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있다.

대표전화 1577-0199로 전화하면 전국 어느지역에서나 24시간 상담이 가능하다. 사진은 성남시 정신보건센터에서 근무 중인 김은영씨.

대표전화 1577-0199로 전화하면 전국 어느 지역에서나 24시간 상담이 가능하다. 사진은 성남시 정신보건센터에서 근무 중인 김은영 씨. 김 씨는 “센터에 방문하면 더 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치료와 재활훈련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며 적극적인 참여를 권했다.

성남시 정신보건센터에서 근무 중인 김은영 씨는 “직접 정신보건센터에 방문하면 더 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치료와 재활훈련이 이어진다.”며 “편안한 분위기의 공간을 조성해 미술치료·인지치료 등을 실시하고,
산책을 하는 등의 부담스럽지 않은 프로그램이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는 덕분에 정신보건센터를 방문하는 이들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 전했다.
특히 김 씨는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정신질환 예방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며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했다.
김 씨에 따르면 ▲산전·산후 우울증으로 시달리는 주부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노인 우울증과 갱년기 우울증을 예방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직무 스트레스의 원인과 대책을 찾는 모임 등 연령대별로 특화된 프로그램과 모임을 갖기도 한다.
이처럼 각 지역별 정신보건센터에서는 여러 가지 치료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주기적으로 제공 중이다.
정신건강 영화제, 연극제, 사진전 등을 주관하며, 매해 4월 4일에는 정신건강의 날 행사를 시행한다.
또한 사례 관리팀과 취업 지원팀이 만성정신질환자에게 공식·비공식적인 지원을 돕는다.

각 지역별 정신건상센터를 이용하면 다양한 종류의 우울증테스트와 자가진단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각 지역별 정신건상센터를 이용하면 다양한 종류의 우울증테스트와 자가진단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본인 스스로 진단을 통해 사전에 자신의 정신질환 여부와 심각성을 알아볼 수 있다.

실제로 김지연(가명·32)씨는 “최근 신랑이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다.
검사도 약물치료도 병행했지만 제대로 된 완치가 되지 않는 것 같았다.”며 “병원에서 형식적으로 약만 처방해주는 것
처럼 느꼈던 반면 정신건강센터에서는 개별상담이나 집단상담도 마련돼 있는 것 같아 만족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다만, 주변의 여러 여건상 방문이 망설여진다면 인터넷으로 익명 상담이나 자가 테스트를 이용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러 센터의 사이트를 방문하면 프로그램 신청을 비롯해 상담사와의 익명 대화, 각 질환별 테스트 항목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제공 중이다.
이 밖에도 성인뿐만 아닌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기관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대학생을 비롯해 입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고등학생이나 학업 스트레스에 지친 중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상담 및 프로그램을 제공받을 수 있다. 특히 요즘 상담을 받는 시민 중에는 초등학생도 다수 눈에 띈다고 한다.

최근 성인뿐만 아니라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중고교생을 비롯하여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초등학생까지 정신질환 상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성인뿐만 아니라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중고교생을 비롯하여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초등학생까지 정신질환 상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자체 별로 미성년자는 정신건강센터 외에도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센터 등 미성년자를 위한 기관을 별도로 운영 중에 있어 어린 학생들의 이용에도 무리가 없다. 특히 최근 왕따(집단 따돌림)문제를 비롯하여 폭행 등의 청소년 문제가
계속해서 대두되고 있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대책 마련도 더욱 보완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친구들이 본인을 싫어한다.”고 밝힌 송호준(가명·11)군은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센터의 종합적인 상담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받았다. 최근 소아일 때부터 부쩍 늘어난 한국의 조기교육열풍 때문에
수많은 학원을 다니며, 공부에 매진해 개별적인 시간이 없었던 송군은 또래 친구들과의 집단 상담 등을 제공받았다.
정신건강센터(지역별 24시간 상담가능하며, 자살예방센터로도 운영 중)는 1577-0199번으로 전화를 걸면
각 지역 센터로 바로 연결된다. 전화 상담은 물론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인터넷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전국 단위로 운영중이므로 어느 지역에서나 원하는 시간대에 상담을 받는 것이 가능하다.

만성정신질환자들을 위해 마련된 요일별 프로그램. 다양한 프로그램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만성 정신질환자들을 위해 마련된 요일별 프로그램. 다양한 프로그램이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으며, 자율적인 참여가 가능하다.

자살예방센터는 1577-0199번으로 연결이 가능하다. 정신건강상담원이 24시간 상담을 운영하고 있어 언제든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자살예방센터는 1577-0199번으로 연결이 가능하다. 정신건강상담원이 24시간 상담을 운영하고 있어 언제든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정부 및 각 지자체에서 ‘정신보건센터’ 등 국민들을 위한 정신질환 대책마련 및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버스에 부착돼 있는 정신보건센터 홍보물.

한편, 정부는 최근 교내폭력을 비롯해 성인들의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급격히 늘고 있어 지속적인 대책 마련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정신 이상 가능성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유아·청소년 대상 검진을 추진 중이다.
또한 직장 내에서도 검진을 실시하는 방침도 마련 중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아직 정신과 관련 치료를 받는다는 데 많은 선입견이 있다.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 있는데 이것을 전환시키는 것도 전 국민적 과제일 것”이라며
“정신건강 종합대책을 4월에 발표하고, 그 뒤로도 국민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신질환과 정신과 상담이라는 말 자체에 아직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더 이상 정신질환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울증이 찾아오려 할 때, 스트레스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때,
가벼운 마음으로 정신보건센터에 도움을 요청해보는 것은 어떨까. 단순히 전화기를 들거나 인터넷만 켜도 말 못할 고민을 조금은 덜 수 있을 것이다.
정책기자 김준호(대학생) peacewillpeac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