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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kc의 색과 사람들

사랑. 본문

COLORIST /색채연구가 권정숙

사랑.

sook'c 2012. 2. 8. 10:48

병이 시작된 환경으로부터
반드시 격리시켜야만 고칠 수 있는
일시적인 정신병. 종종 이병을 
섹스와 구분하지 못하는 
멍청한 남자들이 있다.

누군가의 엄마이자 누군가의 와이프인 여자가 여고 동창회에 나가서 
친구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준다며
수수께끼를 하나를 꺼냈다.
 
"대통령과 남편의 공통점 세 가지 뭔지 알아?" 다들 답을 맞히기 위해 골몰했지만, 
지체 높으신 대통령과 평범한 남편 사이의 공통점을 알아내지 못했다. 
그러자 흠흠 헛기침을 하고 나서는답을 말해주었다.
 
"첫째, 내가 뽑았지만 참 싫다."
"둘째, 헤어지려면 절차가 복잡하다."
"셋째, 아직도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 줄 안다."
라디오 볼륨을 최대치로 올린 것처럼 웃음소리와 박수소리가 실내에 울려 퍼졌다.
그녀의 말에 100% 공감한다는 뜻이었다.
 
사랑에 빠져서 결혼한 두 사람이, 세월의 흐름과 함께 사랑은 잃고 
생활의 의무만 남은 부담스러운 관계가 된 것을 묘사한 우스갯소리다.
하지만 어디 여자들뿐이랴.
아내의 존재를 비하하는 우스갯소리가  없을 리 없으니, 
남자들은 또 얼마나 그 이야기들을 술안주 삼아 웃고 떠들고 있는가?

사랑에 빠지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평생 책 한 권도 읽지 않고,
글 한 줄도 쓰지 않던 사람들이 
사랑에 빠지면 세상을 찬미하는 멋진 시를 쓴다.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던 사람이 사랑 때문에 피눈물을 흘리고, 
게으름뱅이가 세상 누구보다도 일찍 일어나 외출 준비를 서두른다.
배가 고픈 것도 모르고, 시간이 흐르는 것도 잊는다. 
그것이 사랑의 힘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세상의 중심에 서며 떵떵거리던 권력자가 사랑을 위해 모든 권세를 버리고,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선택까지도 마다하지 않는다.
사랑은 그렇게 모든 것을 소유하게도 하고,
모든 것을 버리게도 한다.
개떡 같기도 하고 꿀 같기도 한 것, 
그게 바로 사랑이다.
문제는 개떡으로 시작해서 꿀로 끝나면  좋으련만 꿀로 시작해서 개떡으로 끝나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그릇 속에 뜨거운 물이 시간이 지나면
차갑게 식는 것처럼,
세월의 흐름과 함께 사랑은  식고 쓰디쓴 미움만 남은 것이다.

주말마다 사회인 야구팀에서 야구를 하는
남자친구를 보고,  여자가 배시시 웃으며 말한다.
"자기는 야구할 때가 제일 멋있어. 굵은 팔뚝, 온몸을 흥건히 적시는 땀,
모든게 멋져!" 이때의 말이 꿀처럼 감미롭다면
결혼을 하고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면
주말마다 새벽같이 야구장으로 달려가는 남편을 보고 눈에 불을 켜는 여자의 말은
이렇게 개떡 같이 변한다.
"이 미친놈아, 만날 야구만 하나?  차라리 야구랑 살지, 왜 나랑 같이 사냐?"

TV개그프로에서, 결혼을 앞둔 후배에게
선배가 이런 충고를 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죽지 않고 지옥을 볼 수 있는 게 결혼이야!"
그렇다는 것은 두 사람이 결국 지옥을  경험하기 위해 결혼이라는 
복잡한 절차를 밟게 된다는 뜻이니, 
세상에서 사랑만큼 개떡 같은 도박도 없다.

하지만 앙드레 지드는 이렇게 말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사랑하는 순간이다. 
그보다 더 행복한 순간은
그 사랑을 고백하는 순간이다.'
그보다 더 행복한 순간은 사랑하는 순간이다.'
맨 처음 사랑을 고백하던 순간의 마음만 고이 간직하며 살아간다면 
누구한테도 개떡 같은
결혼생활은 찾아오지 않을 거라는 충고다.

당신의 사랑, 아직도 꿀 같이 달콤하십니까?

개떡으로 변하기 전에,
매일 아침마다 맨 처음 사랑을 고백하던 
순간을 떠올려 보십시오.
^^